수상한 사람을 보면 무서울 법도 한데 용기를 낸 고등학생이 있습니다.
1시간을 여자 화장실 앞에서 지키고 선 끝에 불법 촬영을 하려던 또래 청소년을 잡아낸 겁니다.
전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상가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회색 모자티를 입은 10대 남성.
화장실로 연결된 복도로 천천히 걸어갑니다.
잠시 뒤 어두운 색 상의를 입은 고등학생이 화장실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자리를 뜨지 않고 방금 자신이 나온 화장실 쪽을 바라봅니다.
이렇게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었던 시간만 50여 분.
모자티를 입은 10대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앞을 막고 못가게 합니다.
자신보다 뒤에 화장실에 들어온 이 10대 남성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수상히 여겨 나올 때를 기다린 겁니다.
고교생이 10대 남학생을 붙잡아 두고 있는 사이 고교생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합니다.
현장에서 경찰관이 10대 남성의 휴대전화를 확인했을 땐 불법 촬영 영상이나 사진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추가 수사과정에서 또 다른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이 전화기에는 불법 촬영물 여러 건이 저장돼 있었습니다.
불법 촬영물은 이곳 상가 여성 화장실에서 지난달 촬영된 것이었습니다.
불법 촬영이 이뤄진 화장실이 있는 층에는 초중고교생들이 다니는 학원이 입주해 있습니다.
경찰은 10대 남성을 불법 촬영 혐의로 입건하고, 남성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추가 범행이 있는 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변은민
전민영 기자 pencake@donga.com